책이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모든 책에는 각자의 ‘책의 정령’, 리브로몬 퍼지 종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책갈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우리가 읽는 이야기 속에서 숨쉬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우리가 사랑하는 반려동물이나, 잔디밭에서 가끔 마주치는 야생동물처럼 편안하고 친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둔한 인간들은 편협한 시각에 갇혀 그간 이 놀라운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거예요.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우리 세상에는 '리딩 렌즈'라는 놀라운 디바이스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 아름다운 기계는 마치 마법의 돋보기처럼 책의 표면 아래 숨겨진 또 다른 세계를 드러내주었습니다. 이 렌즈를 통해 사람들이 책을 바라볼 때마다, 책의 정령들은 마침내 숨어있던 그늘에서 나와 그들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경악과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제까지 읽었던 수백 권의 책 속에서 이런 비밀이 숨어있었다니! 그런데, 그 혼란스러움이 언제부터인가 신비한 흥분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